과거 경험을 보존하고 저장하는 기억과 망각

기억이란 과거 경험의 흔적으로 그 기억으로 과거를 기록하고 현재에 영향을 미치도록 나중에 참조합니다. 망각은 기억의 한 측면으로 기억의 부호화, 저장, 인출의 세 단계 중 어느 하나의 실패 때문에 생기며 기억의 보유기간이 길수록 증가합니다. 어제와 오늘을 연결해 주는 기억과 망각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기억의 3단계 구분

 

① 제1단계 - 감각 기억 또는 감각 등록기

• 시각, 청각, 후각 등 감각 시스템으로부터 들어온 정보를 순간적으로 저장하는 기억이다.
• 감각 기억은 자극을 아주 정확하게 저장하지만,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저장한다.(시각의 경우 1초, 청각의 경우 4초)
• 감각 기억은 그 수용량에 제한이 없지만 대부분의 정보가 다음 단계인 단기 기억으로 넘어가기 전에 사라지며, 새로운 정보가 유입되면서 손실된다.

 

기억단계 및 유형

② 제2단계 - 단기 기억 또는 작동기억

• 능동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활동 중 기억으로서, 감각 기억으로부터 들어온 정보를 처리하는 동안 이를 유지하는 기억이다.
• 감각 시스템으로부터 들어온 정보를 선택적으로 처리하며,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수는 성인의 경우 보통 5~9개이다.
• 일시적인 저장소로서, 성인의 경우 10~20초 정도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 '청킹(Chunking)'은 단기 기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지 과정으로서, 기억 대상인 자극이나 정보를 서로 의미 있게 연결시키거나, 분리되어 있는 항목을 보다 큰 묶음으로 조합함으로써 기억의 효율성을 도모하는 방법이다.

③ 제3단계-장기기억

• 정보를 무제한적, 영구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곳이다.
• 현재 사용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때 저장된 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 장기 기억은 '일상 기억(Episodic Memory) '의미 기억(Semantic Memory)'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상 기억은 개인의 일상적 경험을 보유하는 저장소에 해당하는 반면, 의미 기억은 문제 해결 전략과 사고 기술 그리고 사실, 개념, 규칙 등의 경험으로부터 습득한 일반적인 내용들을 보유하는 저장소에 해당한다.
• 장기기억은 선언적(서술적) 지식, 절차적 지식, 조건적 지식, 명시적 기억, 암묵적 기억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억력 향상을 위한 조건

 

① 직전 경험의 내용은 후속학습의 파지가 선행학습의 파지를 방해하는 '소급금지(Retroactive Inhibition)'가 없으므로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다.

② 반복연습을 하는 경우 기억력은 향상된다.

③ 기억 내용을 청킹 등의 합리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지식체계와 연결시키는 경우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다.

④ 학습이나 경험에 대한 흥미가 부주의를 방지하므로 기억력 향상에 효과적이고, 학습이나 경험에 대한 흥미가 없더라도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경우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게 되므로 기억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⑤ 학습자가 학습과 관련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 기억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망각

 

1) 망각곡선

 

Ebbinghaus의 망각곡선

 

망각곡선은 일명 파지 곡선이라고도 하는데 이 그림에서 보면 처음 학습된 지 20 분 후에 학습내용의 42%가 망각되고, 1시간 후에는 55%가 망각되며, 9시간 후에는 75%가 그리고 1개월 후에는 79%의 망각을 보이는데 대체로 기억 직후에 망각률이 제일 높고 시간이 경과할수록 그 진행이 완만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학습 2일 후부터는 망각률이 낮아져서 차츰 거의 변동 없는 파지량을 보이고 있다. 이 망각곡선은 우리가 학습한 내용을 잘 기억하기 위해서는 기억 직후에 즉시 반복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2) 망각의 원인

① 흔적 쇠퇴 이론(소멸 이론)

• 기억은 본질적으로 비영구적이므로 망각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사진이 점차 퇴색되고 비석에 새겨진 문자가 점차 마멸되듯이, 기억 흔적도 쇠퇴 소멸한다.
• 망각은 기억의 과정 중 저장 단계에서 발생하므로 학습한 내용을 계속 사용하는 경우 기억 흔적이 유지되어 쇠퇴하지 않는 반면,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는 경우 쇠퇴한다.
• 기억 흔적의 신경세포들은 활용이 되지 않는 경우 화학적 변화에 따라 쇠퇴한다.
• 망각이 파지 기간 중 행하는 활동의 종류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② 간섭 이론

• 현재의 학습은 이전의 경험에 의해 간섭을 받는다. 실제로 과거에 학습한 경험이 있거나 앞으로의 학습 내용과 유사한 기억 재료를 학습하는 경우, 과거와 상관없는 기억 재료를 학습할 때보다 학습 효과가 떨어진다.
• 어떤 정보를 회상하려 할 때 다른 정보의 유입으로 정보들 간의 경합이 발생하며, 그로 인해 회상이 방해를 받는다.
• 학습 경험 이후 다른 정보들의 간섭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 학습한 내용은 망각되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
• 선행학습이 후행 학습에 영향을 받아 낮은 회상률을 보이는 것을 '역행 간섭'이라고 하며, 후행 학습이 선행학습의 영향을 받아 낮은 회상률을 보이는 것을 '순행 간섭'이라고 한다.

③ 단서 - 의존 망각 이론

• 망각은 정보처리적 접근에서 인출의 실패로 인해 발생한다.
• 기억은 본질적으로 구성과 재구성의 역동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지나, 저장된 정보에 접근하는 적절한 인출 단서가 부족한 경우 기억 실패로 이어진다.
• 장기기억에서의 인출 시 주어진 단서들이 이전의 부호화 과정에 의한 단서들과 일치하지 않음으로써 망각이 발생한다.
• 망각은 저장된 기억이 소멸된 것이 아닌 단지 재생을 하지 못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일단 장기기억에 저장된 내용은 인출의 유무와 상관없이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다.

④ 응고 이론

• 기억에 대하여 생리적 관점에서 접근한 이론으로서, 특히 파지 기간 중 휴식 및 활동의 효과를 설명한다.
• 특정 사건에 대한 기억이 오랫동안 지속되기 위해서는 그 사건에 뒤이어 일정량의 시간적 경과가 필요하다.
• 신경계는 외적 자극 직후 이를 기억으로 응고하기 위해 전기적 반량활동을 수행하며, 이러한 과정이 충분한 시간 동안 지속되어 응고를 위한 화학적 상태가 구축된다.
• 예를 들어, 대뇌 손상 환자들의 경우 손상을 입기 직전의 일들에 대해서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 이는 사고 직전의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응고되기 이전 단기 기억 단계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망각을 방지하는 방법

① 학습내용을 의미 있게 논리적인 지식체계로 유도하여 학습한다.

② 동기화된 학습 자료를 활용한다.

③ 학습은 처음부터 완전히 습득한 후에 다음 학습으로 이행한다.

④ 복습의 시기는 최초 학습에 가까울수록 기명과 파지에 효과적이다.

⑤ 분산 학습이 집중학습보다 파지에 효과적이다.

⑥ 기억된 자료 간의 간섭은 파지를 저해한다.

⑦ 초과 학습은 망각을 방지한다.

 

★ 기능적 기억장애와 기질적 기억장애의 특징 및 차이점

① 기능적 기억장애

뇌 손상이나 뇌 기능장애와 같은 뇌의 병변이 아닌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기억기능이 억제되거나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이다. 기억이 불안과 두려움을 야기하는 경우 이를 망각을 통해 방어함으로써, 견디기 힘든 경험에 대한 기억 및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로부터 도피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충격적인 사건이나 내면적인 고통을 경험하여 중요한 개인적 정보를 회상하는 능력을 상실하는 해리성 기억상실, 내면의 고통스러운 경험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동기에 의해 자신의 정체감마저 상실하기에 이르는 해리성 둔주 등이 기능적 기억장애에 해당한다. 이러한 기능적 기억장애는 급작스럽고 완전하게 기억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며, 심리치료나 최면술 등에 의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② 기질적 기억장애
기억 및 회상에 관계하는 뇌세포나 신경세포의 병변 또는 감각기관의 장애 등으로 인해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이다. 기억은 시각, 청각, 후각 등 감각 시스템을 통해 감지된 정보를 등록하고, 해당 정보를 일시적 또는 장기적으로 보관, 보존하며 필요한 때에 선택적으로 재생하여 활용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이와 같은 3단계의 기억 과정에서 감각기관이 손상을 입어 입력 과정상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뇌세포의 손상으로 정보를 보존하기 어려운 경우 외상이나 질병, 약물중독, 노화 등으로 인해 신경세포 수가 감소하여 회상에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 기억장애가 발생한다. 이러한 기질적 기억장애는 기억이 회복되더라도 그 속도가 느리고 불완전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후 기능적 기억장애를 수반할 수도 있다.